▼사진출처 : tvN ‘내일 그대와'(해당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내 결혼식에 영정사진을?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괴롭히던 일진이 뇌사상태인데 제 결혼식에 온답니다’라는 제목의게시물이 올라왔다. 이는 지난 2015년 네이트 판에 올라와 논란이 일었던 게시물로 원제목은, ‘날 괴롭히던 일진이 뇌사상태인데 결혼식에 온다는데 어떡하죠?’이다.
24살, 대학 졸업 후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 A씨는 “생사를 헤매고 있는 중학교 동창을 상대로 이렇게 글을 쓰고 싶지 않았지만 문제가 생겨서 익명으로 조언을 받고자 합니다”라고 말문을 뗐다.
결혼을 앞둔 A씨는 얼마 전, 중학교 시절 자신을 참 끔찍하게도 괴롭힌 동창 남자 아이의 어머니로부터 연락을 받게 됐다.
사실 그 동창은 음주운전으로 큰 사고가 났고 이로 인해 뇌사상태에 빠져 사망선고를 받은 상태였다.
A씨는 “장기는 기증하기로 했다는 소리까지 듣고 참 미웠던 친구였지만 용서는 아니더라도 좋은 곳으로 가길 바랬습니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말했다.
그 동창은 중학교 때 유독 A씨를 괴롭혔다. 그가 이끄는 남자 아이들 무리에게 매일 성희롱을 당했으며, 돌아가면서 사귀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한번은 학원을 마치고 집에 가던 A씨를 인적이 없는 놀이터로 끌고 갔다. 그곳엔 흔히 말하는 ‘노는’ 선배들이 모여 술을 마시고 있었다. 동창은 A씨를 ‘데리고 노는 여자애’라고 소개한 뒤 뽀뽀를 강요했다. 겨우 도망쳐 나온 A씨는 어머니께 이때까지 당한 모든 것을 말씀 드렸고 어머니와 함께 동창의 집에 찾아갔다.
하지만 돌아온 말은 더욱 황당했다. 동창의 어머니는 “남자를 꼬시게 생겼다. 애가 보통이 아니네. 우리 아들이 그럴 리가 없고 그쪽 딸 교육 똑바로 시켜라”라는 악담을 퍼부었다.
학교에서도 제대로 처리가 되지 않았고 당시 A씨는 도망치듯이 전학갔다.
하지만 바로 옆 동네였기에 자주 마주쳤다. 동창의 어머니는 이후로도 A씨를 위 아래로 훑으면서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A씨는 죄가 없었지만 고개를 숙이고 다녔다.
동창은 A씨를 볼 때마다 달려와서 “도망치니까 좋냐?”라고 비아냥거렸지만 A씨는 당시에 대해 “제대로 신고 못한 저도 바보 같고 잘못이죠. 죄 없는 어머니. 못난 딸 때문에 밤마다 우셨습니다”라고 어렵게 털어놨다.
이후 좋은 친구들을 만나면서 활발한 성격으로 변했지만 다 큰 지금도 가끔씩 악몽을 꿀 정도로 A씨에게 그 시절은 잊을 수 없는 상처다.
하지만 친구의 사고 소식을 듣고는 마음이 참 그랬다. A씨는 “안쓰러운 마음이 컸어요. 아무리 미운 사람이고 여전히 가슴 속에 박혀서 저를 괴롭게 하지만 사람이 죽었는데 통쾌해할 사람은 아니거든요. 근데 어제 그 친구의 부모님이 전화하신 거에요”라고 말했다.
아주머니는 “그땐 미안했다. 나는 널 미워한 적 없다. 우리 아들이 너 많이 좋아했던 건 알고 있니”라며 “너 그렇게 괴롭힌 거 다 좋아해서 그런 거고 내가 애들 아빠랑 사이가 안 좋아서 애가 좋은 환경에서 크지 못해 삐뚤어졌다. 좋아하는 마음을 너에게 나쁘게 표현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A씨는 화가 났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주머니는 이어 “사고 나기 며칠 전에도 니 얘길 하며 너 결혼한다고 몰래 보러 갈까 고민했다”라며 곧 있을 A씨 결혼식에 아들의 영정 사진을 갖고 참석하면 안되겠냐고 물었다.
A씨는 “죄송하지만 어려울 것 같다고 말씀 드렸지만 다시 얘기하자고 먼저 끊으셨습니다. 일단 좋아한다는 거부터가 말이 안돼요. 저를 여럿이서 좋아한다는 거부터가 말이 안 됩니다. 저를 여럿이서 때리고 성희롱하던 것들. 그게 좋아서 한 거라니요. 그 친구에 대해 더 이상 미움을 갖기 싫은데 자꾸 울컥하고 나쁜 마음이 나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행복한 결혼식을 꿈꾸고 있었는데 갑자기 망치로 한대 맞은 느낌이네요”라고 덧붙였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분노했다.
축하만 받아도 모자랄 날에 영정사진이라니. 역대급 이기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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