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도 잘 보인다더니… ‘그 한계’가 생명을 위협할 줄은 몰랐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디지털 사이드미러(DSM)’. 기존의 유리 거울을 카메라와 디지털 스크린으로 대체한 이 혁신적 장비는 미래차의 상징처럼 보였지만, 실제 1년간 사용해본 운전자들의 후기는 의외의 허점들을 조명하고 있다. 겉보기엔 신기술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꽤나 ‘아찔한 단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우선 장점부터 보자. 기존 유리 사이드미러는 포지션에 따라 시야 확보가 까다로웠던 반면, DSM은 각도 조정 없이 어느 위치에서나 동일한 시야를 제공한다. 비나 눈이 오는 날에도 물방울로 가려지지 않고 깨끗한 화질을 유지하며, 야간에도 밝고 선명한 화면을 보여줘 운전자에게 상당한 시인성을 제공한다. 특히 후진 시에는 화각이 넓어지는 기능까지 갖춰져 있어 시야 확보 측면에서 만큼은 분명한 기술 진보가 이루어진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극한 상황’에서 드러난다. 비나 눈이 유리에 직접 묻었을 때조차도 화면이 맑다는 점은 장점처럼 보이지만, 실제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카메라 위치와 시야각이 애매해서 사각지대가 더 생긴다”, “물리적 미러보다 정보가 한정적이라 주행 중 혼란이 있다”는 지적이 속출했다. 특히 고속도로처럼 빠른 판단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화면 전환 딜레이나 저조도 상태에서 반사량 부족이 사고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게다가, 디지털 미러 자체의 하드웨어 신뢰도도 문제다. 한 유저는 “CCTV가 고장나면 사람이 보이지 않듯, DSM도 전원 문제나 소프트웨어 오류로 꺼질 수 있다”며, 물리적 미러처럼 ‘항상 존재하는 시야’가 아니라는 점에 불안을 표했다. 특히 차량 외부에 설치되는 카메라의 경우, 극한 환경에서는 고장이 쉽게 나고, 그때는 시야가 완전히 차단되는 ‘블라인드 존’이 발생할 수 있다.
디자인적인 지적도 빼놓을 수 없다. DSM 장치는 기존 미러에 비해 돌출되어 있고, 디자인적으로 투박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공기저항과 미관이라는 자동차 본연의 요소를 버리고 기술만 밀어붙인 결과”라는 비판도 나온다.
여기에 옵션 가격은 무려 200만 원에 육박한다. “첨단이랍시고 비싸기만 하다”는 불만 섞인 반응도 적지 않다. 일부 소비자는 “이 정도 가격이면 비 오는 날에도 물방울을 자동으로 닦아내는 시스템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결론적으로,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분명 미래지향적인 장비다. 하지만 사용자 경험에 기반한 다양한 피드백과 개선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이는 ‘미래의 안전장치’가 아니라 ‘현재의 잠재적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특히 생명과 직결되는 운전 중 시야 확보에 있어선, 기술보다 실용성과 안정성이 더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