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나는 야자를 하고 있었다.
야자가 끝나갈 무렵 무심코 핸드폰을 봤는데 엄마한테 카톡이 와 있었다.
엄마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았다.
마중 온다는 엄마에게 나는 어디로 오고 있냐고 물었다.
굳이 큰 길을 두고 샛길로 온다는 엄마가 걱정돼 나는 더욱 마음이 급했다.
급한 마음에 바로 샛길로 가겠다고 답을 했다.
엄마는 좀 있다 보자고 했다.
마음은 점점 급해지는데 담임은 야자를 마친 아이들을 두고 잔소리를 시작했다.
평소 보다도 10분이나 늦게 끝이 났다.
나는 친구들에게 엄마가 데리러 온다고 말하고 혼자 학교를 뛰어 나갔다.
샛길 쪽으로 열심히 가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엄마는 학교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야 할 시간인데도 보이지 않았다.
어둡고 사람도 잘 안다니는 샛길로 혼자 가기가 무섭기도하고 엄마가 보이지 않아 짜증이난 나는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엄마! 어디야???”
“어디긴 집이지~”
“아 뭐야 샛길로 오고 있다며!!!”
“이 기지배야 내가 언제!!!”
엄마는 늘 그렇듯 신경질적인 말투로 전화를 끊었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잠깐 가만히 있었는데 갑자기 카톡이 울려 핸드폰을 봤다.
“딸 어디쯤이야? 엄마 다 와가는데”
진짜 소름이 쫙 돋으면서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나는 무슨 생각이었는지 그 ‘엄마’에게 답장을 했다.
“나 지금 가고있어”
핸드폰을 서둘러 주머니에 넣고 샛길 쪽을 벗어나려 걸음을 재촉했다.
또 다시 카톡이 울렸다.
발걸음을 멈추고 핸드폰을 확인했다.
“그럼 거기 가만히 있어 다 왔어”
라는 카톡을 보는 순간.
샛길 반대편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나는 정말 울면서 뒤도 안 돌아보고 막 뛰어 도망쳤다.
무슨 정신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렇게 한참을 뛰어 집에 도착했고 부모님을 보자마자 품에 안겨 엉엉 울었다.
조금 진정이되고 부모님께 그 ‘엄마’와의 카톡을 보여드렸는데…
내용은 그대로 있었고 대화명은 (알수없음) 으로 바뀌어 있었다.
생각해보니 너무 이상하고 소름끼치는 일이었다.
내가 조금이라도 빨리 눈치채지 않았다면…
샛길에서 들려온 발자국 소리를 알아채지 못했다면…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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