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네이트 판에는 ‘47키로 되었는데 차라리 죽어버리고 싶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는 두 달 전인, 지난 2월 올라온 원글에 대한 후기였다.
앞서 올해 17살이 되었다는 고등학생 A양은 “저는 어릴 때 사진만 봐도, 한 번도, 한 순간도 날씬했던 적이 없었어요. 정확히 말하면 어릴 때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뚱뚱했었고 과체중에 초등학교 고학년 들어가면서부터는 비만이었습니다”라고 말문을 뗐다.
중학교 1학년 때 몸무게는 74kg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왕따, 학교 폭력, 아빠의 폭언. 그래서 결국 A양은 다이어트를 결심하기로 했다.
오전 12시 이후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 하루에 걷기 운동 4시간. 식욕은 아빠의 폭언이나 어려운 상황을 떠올리면 진짜 아무 것도 아니었다.
2년이 조금 더 지난 지금 A양은 47kg이다. 사람들의 시선, 칭찬. 모두 좋고 행복하다. 아니, 행복했다. 지금은 미치도록 죽고 싶다.
A양은 “하루에 줄넘기 2시간씩 안 하면 미쳐버릴 것 같아요. 오늘 아침에 밥 2숟갈, 김치 조금, 국 조금. 점심엔 만두 2개, 미역국 조금. 이렇게 먹었는데 불안해서 미치겠어요”라고 고백했다.
이어 “주위에서 이제 그만 빼라고, 이제 세 끼 다 먹어도 유지 된다고 그러는데…. 불안해요. 확신이 없어요. 아직도 저 이상의 양으로는 못 먹겠어요. 오후 약속 있으면 아침 먹고 아무것도 못 먹겠어요. 운동을 못하니까 불안해서 미쳐버리겠어요”라고 말했다.
지난 설명절에도 친척집에 가는 길에 아침에 사과 한 알, 가서는 동태전 세 개 먹고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는 A양.
친구랑 영화 보러 가는 날에는 사과 한 알 먹고 아무 것도 먹지 않는다고.
A양은 “그런데 저는…. 몸 아픈 것보다 마음 불안한 게 더 싫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심지어 폭언하던 그 아빠마저 이제 좀 먹으라고 하는데 그 소리 듣는 순간 진짜 한 대 치고 싶더라고요. 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노력해서 지금 이런데… 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47키로, 이 체중 유지하면서 정상식 하는 방법……. 없을까요? 음식이 너무 무서워요.”라고 조언을 구했다.
당시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일단 좀 병원 가셔야 될 거 같은데…정서적으로 좀 불안해 보입니다.병원 가서 일단 상담 좀”, “헐.. 그 상태로 가다간 오히려 나중에 기초대사량이 바닥까지 떨어져요. 그래서 어느 순간 진짜 밥 한 숟가락만 먹어도 살찌는 날이 옵니다. 일단 병원부터 가셔서 식이장애 치료부터 하세요. 아이고 어린 학생이. 얼마나 힘들까” 등의 조언을 건넸다.
그리고 두 달이 지난 지금, A양에겐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까.
사실 그 이후 A양은 이전과 같은 생활을 반복했고, 오히려 조금 더 심해지는 듯 했다. 하지만 결국 결심하고 병원에 갔다.
A양은 “병원에서 빈혈수치 4.9에 거식증 진단을 받았어요. 의사 선생님이 ‘너는 운동을 많이 하니까 과식 폭식만 안 하면 세 끼 먹어도 유지돼’라고 저를 설득하셨어요. 병원에서 빈혈약 처방 받고 영양상담도 받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처음으로 점심에 빵 한 덩어리를 다 먹었다는 A양. 엄마와 함께 먹으면서 눈물을 쏟았다.
“엄마. 이거 너무 맛있어”
아직은 너무 무섭다. 그래도 천천히 고쳐보려고 한다.
얼마 전에는 “뭐 제일 먹고 싶어?”라고 묻는 삼촌에게 “초코파이”라고 대답도 했다고.
끝으로 A양은 “응원해주셔서, 충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저처럼 식이장애 따위 겪지 마세요. 다 같이 행복해져요”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빵 한 덩어리 먹어줘서 진심으로 고맙고 대견하다.. 그렇게 극복해나가서 행복하게 미소 짓는 쓰니의 얼굴 보고 싶네.. 힘내고 건강해야 돼”, “화이팅!! 빵 먹었다는데 왜 얼굴 본 적도 없는 제가 기쁜지 모르겠네요ㅠㅠ 기특해요”, “원래 모든 건 시작하는 게 가장 어렵죠. 한발자국 내딛었으니 반이나 한 겁니다. 해낼 수 있어요. 글쓴이는 그 어렵다는 다이어트도 똑 부러지게 해낸 사람이잖아요.” 등의 반응으로 A양을 응원했다.
앞으로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응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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