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여자로부터 사소한 다툼이 시작된다.
“왜 답장을 빨리 안 해?”
“왜 다른 여자와 얘기하는 거야?”
“왜 나랑 있을 때 자꾸 다른 곳을 보는 거야?”
이런 사소하지만 여자들이 크다고 느끼는 것들을 말하면 보통 남자들은 이렇게 대꾸한다.
“왜 그러는 거야. 별것도 아닌 걸로”
여기서 여자는 발끈하게 된다.
“별것도 아니라고? 이게 별게 아니야? 너한텐 별게 아니라고?”
남자는 싸우는 게 귀찮기 때문에 여자의 말을 다 듣고 풀어주기보단 그냥 덮으려고 한다.
“그냥 친군데 왜 의심해 아무것도 아니야”
“싸움 걸지 좀 마 그만하자”
여자는 처음부터 싸움을 걸려는 것도 아니었고, 그저 자기가 느낀 서운함을 밖으로 드러냈을 뿐인데 그때 남자의 태도에 상처받고 화내면서 얘기하게 된다.
여기서 남자의 태도가 그 커플이 얼마나 장기전이 될지, 단기전이 될지를 결정한다. 이게 발단.
이런 식으로 자주 싸우게 되면 남자는 짜증만 내기 시작한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또 왜 그래”, “자꾸 이러면 나 진짜 힘들다” 등의 말을 하게 된다.
그때부터 여자는 생각한다.
멍멍 큰 소리로 짖을 때 주인에게 맞아 눈치 보던 강아지 마냥 자신의 서운함을 이해해주기는커녕 투정으로 받아들이고 화내는 남자의 태도에서 상처 아닌 상처를 입게 되는 것이다.
‘내가 서운해서 서운한 걸 말하면 너에겐 이해 안 되는 일이 되어서 화내는구나’
이때부터 남자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은 없어진다.
‘너랑 안 싸우려면 너와 내가 안맞는 사이가 아니려면, 너와 안 맞는 사이가 아니려면, 난 서운해도 화나도 그냥 말을 말아야겠구나’
‘네 생각을 바꾸느니, 너를 바꾸느니, 내 맘을 바꿔야겠다’
여기서부터 아마 싸움은 줄어들 것이다. 이쯤 되면 남자는 이런 착각을 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많이 좋아서 알아서 내게 맞추는 건가?’
‘이제야 날 이해하는군’
하지만 여자는 속으로 칼을 갈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
여자 “왜 이렇게 연락을 안 했어”
남자 “바빴다고”
여자 “(속으로 : 내 목소리가 듣고 싶다면 1분이라도 시간 냈겠지) 응 그래 바빴구나”
남자 “그래 그런 건 이해해야지”
여자 “(속으로 : 이해는 둘이 하 는거지 혼자 하는 건가?) 응 알겠어 미안~”
남자는 이로써 전혀 싸울 일이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여자의 가슴엔 하나 늘어난 셈이다.
여자는 말론 미안하다곤 하지만 속으로 전혀 아니올시다. 너한테 기대한 내가 XX이지 생각하고 만다.
그렇게 하나하나 쌓여가다 보면 어느새 모든걸 해탈한 석가모니 마냥, 간디마냥 남자가 지나치게 서운하게 해도 그러려니 하게 된다. 그쯤 되면 남자는 생각한다.
남자 “뭐지? 잔소리할 때가 됐는데 아무 말도 안 하네”
여자 “?? 난 진짜 아무렇지도 않다니까?”
여자는 정말 아무렇지가 않다. 왜냐면 자기가 생각하기에 정말 사랑한다면 정말 좋아한다면 할 수 없는 행동을 남자는 지금껏 해왔고 그러면서 “아 얘는 날 결국 안 좋아하는구나” 스스로 세뇌시켰으며, 그렇게 내려진 결론으로 “나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럴 수도 있지?”라며 아무렇지도 않게 되는 것이다.
남자 “진짜 미안해. 전화한다는 게 깜빡했어… 친구들이 자꾸 술을 줘서”
여자 “?? 아냐~ 난 진짜로 괜찮아~ “
남자 “아.. 진짜 미안해..”
여자 “괜찮다는데도 그러네?(속마음 : 난 진짜 괜찮은데 오늘은 널 기다리지도 않았고, 내 할 일을 하고 있었고, 네가 종일 내게 연락하지 않았단 것도 조금 전에야 깨달았는데)”
남자는 그제야 웃으면서 “고마워 날 이해해주는 건 너뿐이야”라고 말하게 된다.
여자는 무덤덤하다.
그러다 어느 날 심심한 오후쯤 되면 여자는 생각하게 된다.
여자 ‘사귀는 거 같지도 않고 언제까지 이렇게 이해하고 사귀어야 하나..’
남자에게 전화를 걸게 된다.
여자 “헤어지자”
남자 “….갑자기 무슨 소리야?”
여자 “헤어지자고 (속마음 : 갑자기? 너한텐 갑자기겠지만 나한텐 그때부터 시작된 이별이었어)”
남자 “…갑자기 왜 그래 내가 뭐 잘못했어?”
여자 “(속마음: 더 이상 뭔 말을 하고 싶지도 않다. 설명도 귀찮다) 아니. 그런거 아니야. 네 잘못 없어. 그냥 헤어지자”
남자는 헤어지고 나서 생각한다.
자기가 못해준 것. 자기가 해주지 못한 것. 싸울 때 져주지 못한 것.
여자가 울면서 말할 때 진지하게 들어주지 못한 것. 그동안의 자기가 했던 몇 번의 실수를 그때서야 알게 된다.
남자의 모든 행동을 100% 이해한다는 건 여자에겐 사랑을 포기한다는 뜻이라는 걸.
한편, 이 내용을 접한 많은 누리꾼들은 “왤케 와닫찌…여자 대사가 내맘같아...”,
“연애할때만 그런건 아니지. 결혼생활에서도 그렇지.. 근데 이미 결혼했으니까. 하나하나 포기하면서 살아가는 거지. 그래 지금 당신 상황이 그러니까 그럴수밖에 없겠구나.. 계속 그러다보면 어느순간 내가 바보가 되어있다는 걸 깨닫게 되고. 어차피 고칠 수 없다는 걸 아니까 큰 일 만들지않고 남들도 다 그렇겠거니하면서 그냥 하루하루 살아가는 거지..”,
“남자의 행동을 100프로 이해하게 되었다는건 사랑을 포기하게 되었다는 의미.. ㅜㅜ또르르다”,
“서로 이해하는 것도 어찌보면 최선의 방법은 아닌거 같넹”,
“내맘을 후려판다 존나 태그해주고 싶다 ㅎㅎ”등의 다양한 반응들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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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연출처 : tvN ‘도깨비’ 및 쭉빵카페
출처 : 오늘의 큐레이션 “포스트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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