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의 초기 모델을 만든 고려대학교 박도순 명예교수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수능 폐지’를 주장해 많은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미지 출처=SBS ‘대2병을 묻다’ 방송화면 캡쳐
1992년까지 시행되었던 기존의 ‘학력고사’가 암기 위주의 시험이었다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사고력을 위주로 문제를 푸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도입된 시험이었다. 가령 국어 영역은 지문을 읽고, 그 지문을 읽은 수험생이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등 총체적인 언어적 능력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대거 나오며, 수학 영역은 단순히 공식을 외워 푸는 것이 아니라 임의의 공식을 어떻게 해당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지 논리적 사고력을 묻는 문제가 나온다. 또한 영어 영역은 영어 실력 그 자체를 평가 대상으로 한다.
즉 말하자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그 이름이 말하는 그대로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테스트하는 시험이다. 그런데 상당기간 시간이 흐르면서 그런 의미들은 많이 퇴색됐다.
수능의 초기 모델을 도입한 박도순 교수는 외우지 않아도 그 원리만을 이해한다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들 위주로 구성해 시험문제를 출제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해서 치뤄진 1993년 첫 수능 시험.
▲이미지 출처=SBS ‘대2병을 묻다’ 방송화면 캡쳐
그러나 학생들은 문제가 너무 쉬워 놀랐고, 만점자가 속출했다. 당시 상위권 학생들과 언론들은 시험의 변별력이 없다며 비난했고 결국 난이도와 변별력을 둘러싼 논쟁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박 교수는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변별력있는 시험으로 성적을 구분해줘야 한다는 건 상위 10개 대학을 목표로 한 학생들을 위한 말이에요 수능은 모든 고등학생들을 위한 시험이잖아요”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결국 지금의 수능은 사소한 것까지 암기를 요구하는 시험이 돼버렸고, 많은 선생님들과 강사들이 학생에게 내용을 암기하라며 가르치고 있다. 이에 박 교수는 “결과적으로 수능은 학력고사와 크게 다르지 않게 됐어요, 수능의 취지는 그게 아니었는데”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박 교수는 수능이 학생들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며 수능을 폐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럴 바에 수능 없애는 게 낫죠. 경쟁을 심화시키니까 죽는 사람도 생기고 가장 중요한 학생의 자존감이 깨져버려요. 시험은 사람을 이해하는 자료가 돼야지 판단하는 자료가 돼선 안 돼요.”라고 말하며 수능 페지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이미지 출처=YTN 방송화면 캡쳐
이에 네티즌들은 “처음엔 수능이라는 게 이런 목적인 줄은 몰랐네요” “암기라는 교육방법이 별로라고 해서 만들었더니 또 암기하고 있네” “진짜 수능 끝나고 펑펑 우는 애들 보면 너무 마음이 아픔” “처음에는 좋은 뜻에서 만들었는데 변질된거구나” “역시 헬조선 아무리 좋게 만들어도 순식간에 열화시켜버리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몇몇 네티즌들은 당연히 시험에 변별력이 필요하지 않냐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상위 10개 대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도 학생들인데 그 학생들은 당연히 시험의 난이도가 높고 변별력 있는 시험을 요구한다며 현행 수능시험 제도를 옹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고딩아니면말고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https://woriclass.co.kr/ 저작권자(c) 우리학교클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