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주의) 내가 ‘배다른’ 여동생과 ‘친자확인’한 이유

 

하지만 아빠가 나 때문에 원하는 대로 못사는 건 안 된다고 생각했던지라 재혼을 반기지 않았지만 아빠가 원하는 대로 하라고 했어

이때 난 정말 엄마처럼 병으로 죽는 줄 알고 부모님 몰래 유언장 써서 배게 밑에 두고 그랬어.

여하튼 이렇게 새엄마는 날 친자식처럼 대해 주었고 초등학교 5학년 즈음엔 나도 완전히 마음을 열어 진짜 친엄마와 아들처럼 허물없이 지냈다.

그러던 중 내가 중학생이 되면서 문제가 발생했어.

그래서 한밤중에 발소리가 나지 않게 두꺼운 양말 같은 걸 신고 까치걸음으로 살금살금 부모님 방 앞까지 접근해 몰래 귀 기울이곤 했어.

이게 실제로 될까란 호기심도 들고 심지어 나랑 새엄마랑 이런 관계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까지 했어.

물론 새엄마 앞에서 잠깐 망설였었어.

하지만 그건 뭔가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죄책감 같은 그런 게 아니라 하는 도중 새엄마가 갑자기 깨어나서 혼내면 어쩌지 하는 1차원적 이유였다.

결국 난 성욕을 못 이기고 일을 저질러 버렸어.

 

그리고… 그렇게 새엄마와 관계를 맺었어.

 

사랑도 뭣도 없이 오직 성욕만이 날 지배하고 있었고

그저 더 이상 쾌감이 느껴지지 때 까지 계속 새엄마 안에 사정했지.

그 후 새엄마의 배가 점점 불러가는 사이 나는 학교 성교육을 통해 이전에는 알 듯 말 듯 모호했던 것들도 확실하게 알게 되었고.

진짜 혼자서 온갖 상상 다했다.

만약 이 아이가 내 아이로 밝혀진다면…

집안이 얼마나 발칵 뒤집힐까… 또 얼마나 처 맞을까… 교도소 가는 것도 상상했다.

(지금도 워낙 하얘서 동급생과 나란히 두고 보면 백인이라 착각할 정도야.)

 

이때 부모님들은 엄청 놀랐는데, 왜냐하면 내가 그리 공부를 열심히 하는 편은 아니었거든.

또 내가 붙은 대학이 나쁜 대학도 아니었고 집하고 굉장히 가까워 뛰어서 5분 거리 정도 밖에 안 됐기 때문에 포기하기 싫었던 것도 있었어.

그래서 재수는 됐다고 말했고 그냥 붙은 대학을 가겠다고 했지.

‘오빠가 아니라 아빠야 아빠’라고 종종 말했어.

그런데 이게 내 가슴을 콕콕 찌르는 거야.

이때 난 동생과의 관계를 다시 의심하고 있었어.

이 아이는 정말 내 동생일까 아니면 딸일까?

물론 이게 유전적으로 ‘내 딸이다, 아니다’를 증명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나랑 닮은 점을 발견할 때마다 뭔가 가슴이 찔렸어.

모든 게 확실해지고 더 이상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는 걸 안 순간,

갑자기 바닥이 꺼지고 아래로 끝없이 추락하는 느낌이 들더라

아무튼 그 일이 있고 동생이 ‘오빠, 오빠’하고 날 부를 때마다 죄책감을 느꼈어.

밤에 재워 줄 때 동화책 읽어주거나 자장가 불러 줬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편히 자는 동생 얼굴 보니까 기분이 묘하더라.


고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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