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가슴 먹먹한 사랑이야기가 누리꾼들에게 감동을 주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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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숲 #24309번째 외침:
2015. 2. 5 오후 11:10:43
1학년 때 한 남자를 만났어요. 외모에 관심 없고 엄마가 사오면 다 고분고분 입는 것 같은 그런 남자요.
처음엔 찌질하다 생각했는데, 하도 저만 좋다고 따라다니길래 받아줬어요.
우리의 집은 두시간 거리였어요. 다음날 시험이어도, 아파도, 차가 끊길 것 같아도 항상 절 바래다줬어요.
멍청해보여서 너 자신 생각도 좀 하고 그냥 집에 가라고 소리를 질러봐도, 제가 데려다줘도 또 제 뒤를 따라와서 제 방에 불이 켜지면 그 때서야 집에 갔어요.
처음 싸운 날은 제가 울었는데, 화들짝 놀라더니 자기가 눈물을 뚝뚝 흘리더라구요 저를 울게 해서 미안하다면서요.
이 때만 운 것도 아니고, 제가 아프기만 해도 울었어요 이 사람은.
난 괜찮은데 왜 우냐니까 자기는 안 아픈데 제가 아파하니까, 대신 아파줄수 없고 안쓰럽다면서 울더라구요.
제가 슬퍼하면 자기도 슬프다고 울고, 제가 행복해하면 자긴 그게 가장 좋다면서 행복해했어요.
달랑 외투 두 벌 가지고 겨울을 나면서도, 제가 지나치면서 예쁘다한 물건은 돈을 아끼고 모아서 기념일에 선물해줬어요.
제가 행복해야 자기도 행복하다면서요.
지나가다 술 취한 행인이 돈 달라고 시비를 건 적도 있는데, 키도 작으면서 제 앞을 막아서더라구요ㅋㅋㅋㅋ
싸워서 손도 찢어졌는데, 또 제가 놀랐다고 기어코 집에 바래다 주고 갔어요.
제가 알바를 하다 알바비를 떼어먹힌 적도 있었는데, 기어코 자기가 찾아가서 다 받아내줬어요.
자기일마냥 화를 씩씩 내면서요.
이렇게 5년이란 시간을 보냈어요.
지날수록 보고만 있어도 너무 바보같고 답답해서, 계속 고민하다가 이 관계를 끝내기로 마음 먹었어요.
대학원생이라 모아둔 돈이 없어서, 집에서 보태줄 돈도 없어서 머뭇거릴 성격인거,
더 좋은 남자 만나겠다 하면 보내줄 사람인 것도 잘 알아서.. 그게 너무 답답해서,
그래서 제가 청혼했어요
사귄지 7년 째 되는 날에, 처음 고백 받은 저희 집 앞에서요.
결혼 하자고, 안하면 평생 키스 안해줄거라 했어요ㅋㅋㅋ 돈은 내가 벌고 있으니 몸만 오라 했더니, 멍하니 있다가 저를 꽉 껴안는데
또 몰래 울고 있는 게 느껴져서 왜 우냐면서 저도 같이 한시간동안 울었어요 ㅋㅋㅋㅋ..
그렇게 저희 오는 3월에 결혼해요!
가진 것 없이 월세부터 시작해도 이 사람이 저의 전재산이나 다름 없기에 앞으로의 생활을 상상하면 웃음만 나오네요.
학교를 떠난지 오래 된 곧 30대를 바라보는 늙은 선배지만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게 해 준 학교가 너무 고마워서, 이렇게 글 보내봅니다!
후배님들, 살다가 이 사람의 행복이 내 행복이고, 이 사람의 슬픔이 내 슬픔이라 느껴지게 되는 사람이 있다면 꼭 놓치지 말고 함께하세요.
그 어떤 사랑보다 고차원적인, 평생을 거쳐도 만나기 힘들 사랑이라고 제가 자부할게요.
모든 후배님들의 사랑이 행복하기를 바라며 🙂 저희도 아름답게 잘 살겠습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짧은 글이지만 너무 감동적이네요.. 눈물날거같아요ㅠㅠ”,
“두분다 마음이 너무 예쁜것같아서 더 부럽네요 ㅎㅎ행복하시길!”, “두 분이 천생연분같음..” 등 다양한 의견을 보여주고 있다.
고딩에고고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https://woriclass.co.kr/ 저작권자(c) 우리학교클라스>
출처= “연세대학교 대나무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