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근 가는 버스에서 너무 ‘멋있는’ 엄마를 봤어요”

 

출처 : KBS ‘뻐꾸기둥지’/네이트 판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 싶다며 떼쓰는 아이를 혼내기보다 오히려 공감하며 이해해주는 것을 선택한 엄마의 사연이 전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외근 갔다가 너무 멋있는 엄마를 봤어요’라는 제목이 글이 올라왔다.

27살의 미혼인 글쓴이 A씨는 “요즘 ‘맘충’이라는 단어가 있을 만큼 무개념 부모들이 난무하는 세상인데 외근 갔다가 너무 훈훈한 모자를 봤어요”라고 말문을 뗐다.

당시 외근을 나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A씨는 4살 정도로 보이는 남자 아이와 그 손을 꼭 붙든 엄마를 발견했다.

A씨는 “우리는 한 버스를 타게 됐는데 갑자기 그 모자가 맨 뒤로 가는 거에요. 둘이 계속해서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중이었어요. 뭔가 했더니 아이가 혼자서 낑낑거리며 버스를 올라타더라고요. 좀 오래 걸렸어요. 버스는 한산했지만 그로 인해 버스의 출발이 조금 늦어졌죠”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아이와 함께 뒤늦게 버스에 탄 엄마는 버스 기사와 승객들에게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아이가 혼자 해보겠다고 해서요.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정중히 사과했다.

엄마의 진심이 느껴졌는지 기사님도 ‘모자’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차를 출발시키지 않고 기다려줬다.

A씨는 “잠깐이었지만 그 모든 배려에 저는 마음이 엄청 따뜻해졌어요”라며 “그 모자는 내가 자리잡은 맨 뒷자석 바로 앞에 앉았고, 그러다 보니 어쩌다 그들이 대화를 모두 듣게 됐죠”라고 말했다.

대화는 대략 이랬다. 아이 엄마는 오늘 혼자 버스에 탑승하려고 했던 아이에게 “하늘아. 오늘은 정말 좋은 기사님들과 정말 좋으신 분들이 계셔서 하늘이가 혼나지 않았고, 또 엄마가 뒤에서 널 도와줬기 때문에 하늘이가 다치지 않았지만, 앞으론 엄마가 널 안고 타는 게 좋을 것 같아. 하늘이가 다섯 살이 될 때까지는”라며 당부했다.

이유를 모르겠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아이에게 엄마는 “물론 우리 하늘이는 어린이집에서 달리기 1등할 만큼 다리가 튼튼해. 하지만 하늘이가 달리기 했던 땅이랑 다르게 버스는 움직이기 때문에 엄마가 도와줘야할 것 같아”라면서 “정 해보고 싶다면 아빠 차에서 먼저 연습해보자. 버스는 하늘이와 엄마, 아빠만 이용하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이용하는 거라서 사람들이 하늘이를 기다려줘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어”라며 아이의 눈높이에서 차분하게 설명했다.

이어 “아까 하늘이가 혼자 올라와서 하늘인 행복했지?”라면서 “하지만 엄마는 올라오자마자 사람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어. 사과는 어떤 때 하는 거라고 했지?”라고 물었다.

곰곰이 생각한 한 아이는 “사과는 잘못했을 때 하는 거에요”라며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아이의 모습에 엄마는 “우린 네 정거장 뒤에 내릴 거야. 그땐 어떻게 하는 게 하늘이가 행복할 것 같아?”라고 물었고 아이는 “엄마가 안고 내리는 게 행복할 거 같아요”라고 해맑게 대답했다.

서로에게 “사랑해요”를 건네는 다정한 모자의 모습에 A씨는 “감동 받아서 눈물 날 뻔 했어요. 옆에 앉아 계셨던 할머니께서도 ‘애기 엄마 정말 애를 잘 키우네’라고 칭찬하셨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버스에서 아이가 엄마에게 아무런 저항 없이 폭 안겨서 내리는 걸 보고 정말 가정교육이라는 게 엄마, 아빠의 몫이라는 걸 깨달았어요”라며 “저도 결혼하면 꼭 저렇게 노력은 해보겠다는 다짐을 하긴 했는데…. 물론 잘 안되겠죠?”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저도 저렇게 키우고 싶네요”, “하긴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같은 프로만 봐도 아이문제라기보다는 부모 훈육이 엄청 중요하던데… 아이 엄마가 정말 존경스럽네요” 등의 훈훈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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