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그 맛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러 가지 곤충 맛을 본 후기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궁금증을 자아냈다.
시골에서 태어나 13살까지 살다 경기도 구리시로 이사를 왔다는 22살의 A씨는 “깡촌에서 살았기 때문에 내 주위엔 항상 곤충, 벌레들이 즐비했다”라며 “나는 어쩌다 곤충 맛을 보고 재미들여서 어느 곤충이든 닥치는 대로 입에 집어넣고 연구함. 지금 이 여러 가지 맛들을 내 추억으로만 남기기 아쉬워서 곤충 맛을 쓸까 함”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A씨가 직접 작성한 후기다.
1. 벌(꿀벌)
벌들 중에는 다양한 맛이 있는데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한 가지는 X나 꿀맛이고, 한 가지는 그냥 흙 맛.
복불복이라 할 수 있다.
대체로 꿀벌에 맛있는 벌들이 많다.
맛있는 건 정말 바베큐 맛이 남. 단, 더듬이와 독침은 제거해야 한다.
다른 벌은 몰라도 꿀벌은 추천하고 싶다.
2. 콩벌레
사람들이 콩벌레를 아는지 모르겠다. 콩벌레는 거북이 등딱지처럼 생겼는데, 위험을 느끼면 몸을 콩처럼 둥글게 만다. (그걸로 재밌게 갖고 놀곤 했지)
톡톡 씹혀서 씹는 맛은 좋았는데 맛은 뭐랄까 나뭇잎 먹는 것 같았다.
대체로 양호. 그나저나 콩벌레는 멸종했는지 요즘은 잘 보이지 않는다.
3. 지렁이 (곤충인진 뭔진 모르겠지만 일단 먹어봤으므로 씀)
처음 입에 집어넣었을 때 가장 징그럽고 끔찍한 놈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X나 징그럽다.
아무리 씹어도 계속 움직인다. 산낙지보다 더 끈질긴 이놈이 맛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도 입에서 미쳐 날뛰어서.
지렁이는 그냥 토룡탕(지렁이를 넣은 찌개)로만 먹는 게 좋다.
4. 사슴벌레 유충(자연에선 발견 못하고, 현장학습 체험하다가 팔길래 사 먹음)
가끔 다큐멘터리에서 원주민들이 아라라라라하면서 이걸 쪽 빨아먹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도 이걸 사 먹어봄.
처음 맛은 씹히는 맛도 없고(껍질 뜯어서 빨아먹었기 때문에) 그냥 흙맛이었는데 꿀맛은 비교적 담백했다. 게다가 포만감도 있어서 그날 저녁 안 먹었다.
5. 개미
얘는 그냥 안 먹는 게 좋다. 진짜 육지에서 가장 강한 생물이 개미라는 게 무리도 아니다.
머리를 떼서 입에 넣었는데 무슨 좀비도 아니고 머리가 입속에 돌아다녀서 닥치는 대로 물어버린다. 게다가 독 있는 애도 있어서 잘못 걸렸다가 천국행.
옛날에 개미 먹었다가 혀밑을 물어가지고 저승사자랑 데이트함.
6. 물방개
물방개는 물속에 사는 육식 곤충인데 껍질이 매우 단단하다.
그래서 껍질을 까야 하는데 보통 단단한 게 아니기에 끓는 물에 데쳐서 까야 한다.
중국 요리 중에도 물방개 요리가 있는데 그런 이유가 있다.
토종닭 닭가슴살 먹는 것 같이 쫀득쫀득하고, 소금에 찍어 먹으면 이런 별미가 따로 없음.
단 잘못 먹었다가 온몸에 두드러기가 난다.
7. 배추흰나비 유충
이놈은 진짜 맛있다. X나 천국에서 하느님이 구름 타고 내려오면서 야 이거 X나 맛있다 먹어봐 하면서 수천 명의 천사들이 쉬즈곤을 부르면서 입에 넣어주는 그 맛은 개뿔. 자살하고 싶은 사람이나 혀 감각을 마비시킬 생각이 있으면 이걸 강추한다.
배추흰나비 유충이랑 똥 중에 선택하라면 난 아이고 이 맛있는 똥을 주시다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요 하면서 똥을 선택할 것이다. 먹었는데 입 전체에 알보질(연고) 바른 것 같다.
A씨의 후기에 이미 배가 부른 이유는 뭘까.
출처=”지식의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