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겨서 술집에서 ‘최초로’ 할인 받은 네 남자 이야기

▼사진출처 : KBS ‘직장의 신'(해당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오늘의유머(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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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리 중에 내가 가장 낫지 않냐?”

과거 큰 화제를 모았던 ‘못생겨서 술집에서 할인 받은 이야기’라는 제목의 커뮤니티 글이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글쓴이 A씨에게는 초등학교 때 처음 만나 알고 지낸지 거의 20년이 다 되어가는, 동네 친구들 3명이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주말이면 자연스럽게 만나서 같이 시간을 보낼 정도로 이들의 사이는 두터웠다.

그런데 얼마 전, 한 친구에게 여자친구가 생기면서 이들의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그 친구는 주말이면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느라 모임에 참석하지 못했고 여자친구를 만나러 갈 때면 꼭 그 전에 친구들 마음에 ‘염장’을 싸지르고 갔기 때문.

“여자친구 없는 놈들 낯짝은 이렇게들 생겼구만”

 

“난 간다. 즐거운 시간들 보내라. 보낼 수 있으면”

어떻게 하면 이 치욕을 갚아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A씨 포함 나머지 친구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친구는 백일도 채 되지 않아 여자친구와 헤어졌다. 안쓰러웠지만 이들은 그 친구를 놀리기 시작했다.

“대차게 차인 놈 낯짝은 저렇게 생겼구만?”

“왜~ 닭똥 같은 눈물이라도 질질 흘려봐. 찌질아”

그렇게 친구를 놀리면서 이들은 ‘왜 우리에겐 여자가 없는가’에 대해 토론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사지가 멀쩡하다, 평소에 만나서 영화나 음악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문화나 예술 분야에 관심도 많고 건전한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다, 근데 왜 우리에겐 여자가 없는 것일까.

답은 간단했다. 넷 다 모두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는 외모는 아니었던 것. 한마디로 말하자면 사남추였다. 사인조 남성 추남단.

하지만 A씨의 의견에 다른 친구들은 비난을 던지기 시작했다.

“이게 다 너 때문이다. 너가 제일 못생겨서 그렇다. 인륜을 벗어난 얼굴이다”

“엄마가 못생김 옮는다고 너랑 놀지 말랬는데 그 말을 들었어야 했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화가 나는 얼굴이다. 간디가 비폭력 무저항을 포기하게 만들 정도의 얼굴이다”

그렇게 이들의 디스전쟁이 시작했다.

“너는 이 새끼야. 키가 난장이 똥자룬데 어쩔 거야. 어떻게 초등학교 때보다 더 작아진 것 같아”

“미친. 니 머리 길이 빼고 어깨까지 재면 얼마 차이도 안 나거든? 대가리가 아주 아메리칸 사이즈야. 맞는 모자가 없어”

“머리 빼고 재도 너보다 크거든? 움파룸파족 새끼야”

“너 요새 탈모약 바른다며? 나이가 몇인데 벌써부터 그러냐. 대머리는 답도 없다더라”

이때 가만히 입을 다물고 앉아있던 친구가 입을 열었다.

“너희 지금 도가 너무 지나친 거 아니냐?”

그리고 이어 “못생긴 게 너무 도가 지나친 거 아니냐고”라며 덧붙여 잠시 사그라들 뻔한 이들의 전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넌 빠져 이 코쟁이 새끼야. 아주 코가 탄탄 즐라탄이야”

“너 내가 아침에 나올 때 코에 붓기 빼고 나오라 그랬지. 잭키찬 새끼야”

“코가 크면 건실하다는데 넌 왜 이렇게 부실하냐”

술집에서 난데없이 벌어진 전쟁. 주변의 시선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모두 ‘그래도 내가 이중엔 그나마 낫다’라는 공통된 의견을 갖고 있었다.

결국 이들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술집 사장님에게 누가 제일 잘생겼냐를 묻기로 했다. 사장님의 대답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도 약속했다.

이들의 질문에 사장님의 얼굴엔 고민이 가득했다. 밀려드는 주문도 잊은 채 제자리에 서서 한참을 고민하던 사장님.

사장님은 ‘창업을 결심했던 그 때 이후로 이렇게 고민한 적은 처음이다’라고까지 말했다.

한참을 고민하던 사장님은 결국 “너희 모두 우열을 가릴 수 없으니 술이라도 먹고 잊어”라며 술값을 할인해줬다.

술값은 굳었지만 묘해지는 이들의 기분.

A씨는 “우리는 그 가게에서 추남할인을 받은 최초의 손님이 되었다”라고 웃픈 결말을 고백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진짜 웃기네. 침대에 누워서 쪼개면서 봄”, “필력이 장난 없네”, “덕분에 웃고 갑니다”, “공감되서 더 웃기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꽃돼지윤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