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같은 서울대생 친구를 둔 남자의 이야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서울대생의 이야기가 이슈가 되고있다.

아래는 해당 게시글의 전문이다.


솔직히 150억 상당의 건물주 장남이면 제대로 된 금수저 물고 태어난 거 아닌가요 ??

근데 고생을 사서 하는 재수없는 제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얘네 아빠 한 달 건물 임대료가 제 아빠 연봉보다 훨씬 많을 정도로 부자이고 저희 집은 가난합니다.

어릴 땐 돈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서로 친한 친구가 됐죠. 근데 저는 얘도 되게 가난한 친구인줄 알았어요.

고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알바를 엄청 몰아서 하더니 교복을 자기 돈으로 사 입고, 주말 하루 꼬박 63빌딩에서 10시간 설거지 하는 아르바이트로 자기 용돈 벌어서 쓰던 놈이기 때문이에요.

그러던 어느 날 얘랑 하교하는 길이었는데 벤츠 중에서도 제일 높은 급의 차가 멈추더니 차주가 이 친구 이름을 부르는 겁니다.

알고 보니 차주는 이 친구의 아빠였고 그 다음날 얘 집안 재력에 대해 듣게 되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부잣집 아들이 이런 애구나 싶었고 저는 그 순간 배신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여태껏 서민 코스프레를 해왔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얘가 “난 중학교 졸업하면서부터 부모님한테 용돈 하나도 받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

아빠 돈은 아빠가 번 것이기 때문에 상속받지 않고 전부 기부할 생각이다.”라고 까지 했죠.

철이 없던 저는 이런 배부른 소리에 화가 나고 배신감이 들어서 그 친구를 안 보기로 했습니다.

근데 어제 고3 담임선생님께 뜻밖에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를 장학금을 받으며 졸업했는데 단순히 저희 집이 가난해서 혜택을 받은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제 친구 녀석이 전교 1등으로 입학해서 받은 장학금을 교장 선생님과 여러 선생님들께 부탁을 해서 제 앞으로 받게 한 것이었죠.

제가 알게 되면 자존심이 상할까봐 이런 속사정은 제 귀에 안 들리게 했고, 계속해서 제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원래 2등한테 넘어가는 것이 맞지만 학교에서 제 가정형편 고려해서 저한테 준 걸로 압니다. 어차피 학교는 할당된 장학금을 쓰기만 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얘도 부모님에게 경제적 지원을 받지 않다보니 스스로 학비를 벌어야했습니다.

전교 1등 지키기도 쉽지 않을 텐데 공부하는 시간을 할애해서 장학금 정보를 얻으러 돌아다녔고 결국 사기업 장학재단의 장학생에 선정 됐습니다.

전액은 아니라 주말마다 10시간씩 고된 알바를 하는 삶을 고3 11월까지 했습니다.

참 *신같죠 ? 자기 재수 없다고 욕하면서 쌩깐 친구 학비 지원해주겠다고 공부하기도 바쁜데 이딴 짓을 하다니……

더군다나 지네 아빠 경제력이면 편하게 인생 살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근데 더 웃긴 건 이렇게 개고생하며 사는 데도 꼬박꼬박 불우이웃한테 기부도 했다고 하는 얘기 들으면서 참 …

힘든 고등학교 생활 뒤에 얘는 결국 서울대 4년 장학생으로 입학했다는 사실까지 알았습니다.

그리고 어제 담임선생님께 얘기를 듣고 후회가 많이 돼서 그 친구에게 먼저 연락을 했죠.

내가 여태까지 미안했다고… 만나서 서로의 근황을 얘기했는데

얘는 또 자기가 받은 4년 장학금을 불우한 학생들한테 써달라고 기부를 하고 자기는 알바에다가 과외로 학비와 생활비를 번다고 했습니다.

주 6일 동안 알바에다가 과외를 하다 보니 애가 참 안쓰러워보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제 그만 좀 하라고 얘기했더니 자기는 정 힘들면 부모님한테 기댈 수 있지만 주변엔 그러지 못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고 내가 힘들다고 투덜대면 안 된다고…

자기가 고생을 해봐야 더 힘든 사람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면서 얘기를 하는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놈이 서울대 가서 다행이다. 이런 놈들이 많으면 우리나라도 달라지지 않을까’라는 생각 ?

근데 진짜 아빠한테 상속 하나도 안 받을 거냐니깐 누나가 K5 줬다고 그거면 충분하다고 행복해하는 모습 보면서 참 ….

암튼 제 친구 녀석 비롯해서 대학생활 꿋꿋하게 생활하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이 말이 하고 싶었어요.


고딩에고고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https://woriclass.co.kr/ 저작권자(c) 우리학교클라스>

출처= “서울대학교 대나무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