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흙수저 이야기

페이스북 페이지 ‘고려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11835번째 포효가 많은 누리꾼들을 감동시켰다.

해당 글에는 넉넉하지 못한 집안 형편 탓에 항상 자식에게 해준 게 없다는 기억만 남은 부모님의 먹먹한 심경이 잘 드러나있었다. 

열람실에서 시험 공부를 하고 있던 고려대학교 학생.

갑작스레 걸려온 아버지의 전화.

열람실 안쪽에 있어 밖으로 나가기까지의 시간이 꽤 걸린 탓이었는지 전화는 끊어졌다.

다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거신 이유는 그냥 아들의 안부가 궁금했다고.

저녁은 먹었냐며 살갑고도 걱정스런 안부 인사.

아들에게 해준 게 없어서, 특히나 경제적으로는 더 해준 게 없어서, 언제나 돈이 부족하냐며 물으시는 아버지.

점점 커가면서 느끼는 것은 부모님이 나의 눈치를 더 보기 시작한다는 것.

전화 한 통화 걸기도 멈칫하게 되는 부모님. 전전긍긍하다 간신히 아들과 통화를 해도 공부를 하고 있을까봐 미안한 마음에 오랫동안 전화기를 붙잡지 못한다.

문득 내가 먼저 전화를 걸면 되지 않았나 라는 깨달음.
작성자는 항상 자신에게 미안해하는 부모님에게 흙수저라는 말이 알려질까봐 겁이 난다고 한다.

아무도 그에게 흙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 하지도 않지만, 부모님이 스스로 자식에게 흙수저를 주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죄책감에 시달릴까봐 그게 싫다고 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부모님께 좋은 흙을 받았다. 내가 깊게 뿌리 내리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좋은 흙을 받았다. 정작 자신은 나에게 해준 게 없다고 하지만 부모님의 존재로 나는 오늘도 성장한다. 큰 나무가 돼야 겠다. 부모님이 기대쉴 수 있는 큰 나무가 돼야 겠다. 아주 좋은 흙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삼수생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https://woriclass.co.kr/ 저작권자(c) 우리학교클라스>

이미지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티드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