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썰] 중학교 동창생이 제가 운영하는 카페에 손님으로 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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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초반의 나는 지금 동네에서 조금 큰 규모의 카페를 운영 중이다.

공부보단 커피에 관심이 더 많았기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관련 자격증도 따고, 몇 년 전에는 제빵 자격증도 취득해 카페 한쪽에서 빵도 같이 판매하고 있다.

열심히 일한 결과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도 잡은 상태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뜻밖의 손님을 맞이하게 됐다.

한두시쯤 됐을까. 갑자기 학생 네다섯명과 어른 한명이 우르르 시끄럽게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어른의 얼굴이 어딘가 낯이 익어 기억이 가물가물하던 그 순간 “어머 ㅇㅇ이 아니야? 나 기억안나? ㅁㅁ이!” 라며 말하는데 알고 보니 중학교 같은 반 친구였다.

그리곤 학생들에게 “얘들아 먹고싶은거 고르고 올라가~” 하니 애들은 음료 마실 것 주문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친구는 온갖 친한 척과 함께 “잘 지냈냐”, “대학은 어디갔냐”, “결혼했냐” 이것저것 묻더니 “얘 오랜만에 만난 친구 기 좀 살려주라~ 우리 애들이랑 내가 마실 거 네가 나한테 크게 한턱 쏜다 생각하고 공짜로 줘~” 이러더니 빵 몇 개를 집어 “이것도~ “ 하며 사라졌다.

순간 벙져서 3초간 멍하게 있었다. 학교 다닐 때 날라리 짓하며 남 괴롭히더니 선생 소리 듣는 거 보니 참 웃기네.. 동창회에서 듣기론 공부 다 내려놓고 예전에 조금 배웠던 국악 전공으로 대학 간 걸로 알고 있는데, 이젠 어엿한 제자들도 두고 있고..

왕래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중학교 졸업식하고 몇 년 안보다가 수능 치고 동창들과 한번 만난 게 다인데, 거지근성이 있나..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 일단 음료는 만들고 진동벨 울리니 친구가 내려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한테 대뜸 이렇게 행동하면 당황스러워~ 주문한 건 계산해줄래?”

“(화를 내며) 오랜만에 만난 친구한테 그것도 못해주니??”

“우리가 거의 십 년 동안 왕래가 있었니 뭐가 있었니? 나는 너한테 이렇게까지 해주고 싶지 않아…”

“그거 얼마나 하길래 그렇게 야박하게 구는거야? (카드를 던지며) 이걸로 계산해!”

되레 화를 내고는 음료를 들고 2층으로 올라간 친구. 내가 야박한 건가?
학교 다닐 때도 친하지 않았고, 약 십 년 동안 왕래도 없다가 뜬금없이 손님으로 와선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게 맞긴 한건지..내 선에선 이해가 되질 않는다.

카드로 음료값만 계산하고 빵값은 계산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알바생 시켜 카드 가져다주라고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어이가 없네…..

 

고딩아니면말고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https://woriclass.co.kr/ 저작권자(c) 우리학교클라스>

▼ 사진출처: PIXABAY 및 네이트판